[펌] 절실함, 가벼움

나는 제주도에 있었다.

어떤 단체의 멤버들과 2박 3일 투어를 하다 보니 삼시세끼를 열정적으로 먹고, 소소한 것들을 즐기며 자기 자신과 타인을 배려하는 사람들이 보였다.

상식적인 수련이 꽤 훌륭했고, 금세 몸과 마음을 햇볕에 말리는 기분이 들었다.

자칭 가이드의 권유로 김영갑갤러리에 들렀다.

저자가 20년 넘게 상업 활동 없이 제주에서 혼자 살았다는 일행의 설명에 나는 무심코 “당신은 돈 많은 예술가인가 봐요”라고 말했지만 읽은 책을 보고는 할 말을 잃었다.

거기서 픽업했습니다.

돈을 아끼기 위해 버스 안을 돌아다니며 속을 달래기 위해 아침에 우유 한 잔을 거른 사람은 필름과 인화지가 떨어지면 뿌리가 잘린 풀처럼 조금의 흔들림에도 균형을 잃습니다.

끄다.

영화가 없으면 눈으로 찍어 마음으로 인화하고 내일 다른 영화를 기다리겠다고 했다.

제주의 고독과 평화에 매료되어 병원에서 사형을 선고받고 루게릭이 병에 걸려 카메라를 손에서 놓을 수밖에 없게 되자 여생을 갤러리 건립에 바쳤다.

4년에 걸쳐 지어진 그의 갤러리는 단순하지만 깊은 시선으로 제주의 특성을 구현하고 있다.

김영갑 작가는 문화관광부가 갤러리 사업 지원 제안을 거절한 이유를 설명하자 “제주가 필요하면 어떻게든 살겠다…”고 덧붙였다.

“없어져도 할 수 없어”였을 것이다.

죽기 직전까지 자신을 위해 모든 것을 하겠다는 태도가 나를 살짝 흔들었다.

느낌을 받는 것 같았다.

빗물에 젖어 유독한 검은 현무암이 시각적으로 발산하는 위협에 다시 한 번 맞서 관광객들의 노려보는 시선을 피하던 제주의 진지한 자연을 한 눈에 보여주었다.

서울로 돌아온 후 이 놀라운 가이드와 소개팅에 대해 들었습니다.

결과를 궁금해하는 동료들에게 관계자는 “근신”이라는 메시지를 보냈다.

그의 이론은 여자는 얼굴이 예쁘면 무죄이고, 예쁘지 않으면 유죄라는 것이므로 얼굴이 모호하고 판단하기 어렵다는 뜻이었다.

대신 자신이 너무 좋아하는 그룹의 멤버가 되도록 상대 여성을 초대하려 한다고 말했다.

결혼을 유희로 보고 베아트리체를 찾는 꿈을 절대 포기하지 않는 그는 “나는 겨우 마흔이다”라고 외치며 자신과 주변 사람들을 돌보고 최선을 다하는 삶에 열정과 행복을 느낀다.

제주 여행에서 만나고 생각한 두 사람에게서 나는 예술로 가는 두 가지 다른 길을 본다.

절망과 가벼움이 절정에 이르면 어느 정도 수준에서 만나는 것 같다.

김소피